글로벌 기계번역 산업의 떠오르는 강자 딥엘(DeepL)이 오는 8월 한국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름이 다소 생소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딥엘은 뛰어난 기계번역 성능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무섭게 확대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이 글에서는 2017년 창업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딥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기존 플레이어들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그리고 이번 한국 진출이 번역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딥엘(DeepL)?
폴란드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자란 쿠티워프스키가 2017년에 세운 기업으로 "세상에서 가장 정확한 번역기(The World's most accurate translator)" 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출시 초기에는 영어와 유럽권 언어만 제공했으나, 22년 12월 한국어 버전도 출시하면서 국내 사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한 번이라도 사용해 본 사람들로부터 파파고와 구글 번역 대비 훨씬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평이 자연스럽게 퍼지면서 빠르게 사용자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얼마나 좋길래?
우선, 딥엘에서 제공하는 영어 <-> 유럽권 언어 번역 성능 비교표를 보면 경쟁사인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어에 대한 성능은 공개되어 있지 않아 제가 직접 비교를 해보았습니다.
(순서는 딥엘, 파파고, 구글 순이며 번역의 대상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연설문에서 발췌)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어떤 번역본이 가장 좋아 보이시나요?
파파고, 구글 번역은 한눈에 보기에도 중복되는 단어가 연속되는 점을 찾아볼 수 있지만,
딥엘의 번역은 중복 번역 없이 매끄럽게 전개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 다양한 문장으로 실험을 해 보았는데, 대체적으로 딥엘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파파고 입장에서는 모국어 번역 성능마저도 뒤진다면 국내 시장 점유율에서 경쟁력을 잃는 것은 순식간이 될 수 있어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파파고는 이미지 번역 등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떻게?
높은 성능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많은 질문이 쏟아지고 있지만, 거대 테크기업과 경쟁하려면 자세한 정보는 밝힐 수 없다며 최대한 비밀에 부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확히 어떤 신경망 모델을 썼는지, 초거대 언어 모델의 파라미터 수는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 발표된 바가 없으며, 특히 단 기간에 높은 성능으로 끌어올린 한국어 번역의 경우도 얼마나 학습되었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 가지 밝힌 사실은 딥엘은 문장을 작은 단어로 쪼개 단어마다 적합한 의미를 인식한 뒤 다시 조합하는 CNN(합성곱 신경망) 학습법을 사용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단어를 순차적으로 읽어 내려가는 RNN(순환 신경망) 학습법을 이용하는 구글이나 네이버보다 문맥을 잘 읽는 이유입니다.
생성형 AI와의 궁합
서비스 출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ChatGPT의 출시로 촉발된 생성형 AI 전쟁에서 득을 보며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어 번역에서 다소 취약한 모습을 보인 ChatGPT에 딥엘을 붙여 사용할 경우 높은 수준의 한국어 결과물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ChatGPT와 딥엘의 시너지 효과를 잘 낼 수 있는 노하우에 대한 글과 영상이 무수히 쏟아지고 있기도 합니다.
마치며,
딥엘은 번역에 그치지 않고, 'DeepL Write'라는 서비스를 출시하며 글쓰기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문법과 구두법 교정은 물론, 전체 문장을 새로 고치고, 뉘앙스를 제대로 표현하면서, 맥락과 어울리는 어조를 찾아주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베타버전으로 영어와 독일어 서비스만 제공하지만 이 역시 높은 성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자연스럽게 검색 및 생성형 AI 기업에 강점을 가진 MS, 구글 등에서 더 높은 시너지를 위해 인수합병(M&A) 얘기가 흘러나올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됩니다.
기계 번역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나가 2030년 4,069.5 USD Million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딥엘이 과연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앞세어 거대공룡 기업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을지, 또 갈수록 성장하는 번역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파이를 가져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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