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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유튜브 뮤직은 맞고, 스포티파이는 틀리다?

by Lee Jaehoon 2023.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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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디지털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스포티파이(Spotify)는 3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며 절대적 강자입니다. 그에 반해 유튜브 뮤직(Youtube Music)은 10%가 채 안 되는 점유율을 가지며 구글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2년 2분기 디지털 음악 스트리밍 글로벌 시장 점유율 (출처 : Statista)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입니다. 유튜브 뮤직은 로컬 서비스인 멜론의 1위 자리를 위협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2021년에 한국에 입성한 스포티파이는 아직까지 1~2%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죠. 오늘은 왜 이런 일들이 생겨나게 됐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스포티파이의 고전과 유튜브 뮤직의 선전

 

우선 스포티파이에 대해 짧게 알아보겠습니다. 2006년 설립된 스포티파이는 출범 당시 만연했던 불법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문제를 해결하고자 세상에 나왔습니다.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들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시작한 스포티파이는 언제 어디서나 고품질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디지털 음악 스트리밍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노래를 듣는 것 외에도 라디오 기능, 개인화된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생성 기능, 팔로우한 아티스트나 노래를 기반으로 한 데일리 믹스 기능 등을 통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며 많은 사용자들에게 관심을 이끌어냈습니다.

 

2022 음악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한국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그럼, 본격적으로 유튜브 뮤직은 성공했지만, 스포티파이가 실패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음원 라이선스 확보 및 현지화

 

음원 라이선스 문제는 디지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특정 지역에서 음악을 제공하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스포티파이의 경우 글로벌에서는 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했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 음원 확보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특히 K-Pop은 한국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장르로 거듭난 만큼, 이 문제는 치명타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초기 재생 목록과 추천은 전 세계 시청자에게 편향되어 있어 정작 한국에서의 인기 있는 노래가 나오지 않아 이러한 부분이 더욱 강조되었습니다.

 

그러나 유튜브 뮤직은 달랐습니다. 구글의 자회사이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원과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었고, 이는 라이선스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유튜브는 원래 영상 플랫폼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음악 레이블과 아티스트는 유튜브를 통해 음원을 제공하는데 익숙했습니다. 이러한 관계는 유튜브 뮤직이 라이선스를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더불어, 유튜브 뮤직은 한국에 진출한 뒤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무료 사용자들을 다수 확보하였고 이들의 재생 목록을 활용하여 한국 사용자들의 선호도에 대해 더욱 잘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치 스포티파이가 글로벌에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서 성공했던 것처럼, 유튜브 뮤직은 한국에 특화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했던 것이죠.

 

2) 요금제

 

스포티파이 이전의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수익화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음원을 보유하고 있는 곳에 많은 수익이 분배되는 한편, 음원 업계 경쟁의 심화로 인해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들었습니다. 또한 치열한 경쟁은 저가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을 악화시켰습니다. 이에 스포티파이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가의 요금제를 도입하여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전략을 펼쳐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다양한 제휴 할인 등을 통해 저렴한 요금제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인들에게 스포티파이의 요금제는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가격 차이를 메꿀 만큼의 특별한 차별화를 느끼지 못했기에 큰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반면, 유튜브 뮤직은 한국인의 소비 패턴을 영리하게 이용했습니다. 유튜브라는 메가 플랫폼 위에 소위 말해 끼워팔기를 시도한 것입니다. 유튜브를 구독할 경우 유튜브 뮤직을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을 채택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수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고, 이렇게 유입된 사용자들의 청취 패턴을 분석하여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는 선순환이 되어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졌고, 지속적인 성장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3) 변화한 미디어 소비 습관

 

모바일의 발전으로 인해 더 이상 음원만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 시청이 일상의 미디어 습관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인들에게 이 변화는 더욱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유튜브는 영상과 음원 간의 자유로운 전환을 가능하게 하여 사용자에게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였습니다.

 

순수하게 음악만을 청취하는 사용자들에게 스포티파이가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겠지만, 그 외에 콘텐츠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한국인의 취향을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유튜브 뮤직도 완벽하진 않다.

 

지금까지 유튜브 뮤직이 성공한 이유와 스포티파이가 실패한 이유에 대해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유튜브 뮤직도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인데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유튜브 전략 중 '끼워 팔기'는 공정위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내용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이를 통해 제재를 받는다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입된 비율이 높은 만큼 아직까지 유동성이 큰 상태입니다. 쉽게 말해 팬덤이 약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출처 : 마케팅클라우드

 

결론

 

디지털 음악 스트리밍 시장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각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그들이 내세우는 전략에 따라 유동성이 굉장히 큽니다. 지금은 멜론과 유튜브 뮤직이 양강 구도를 그리고 있지만, 언제 다시 스포티파이가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할지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K-Pop이 주류의 장르로 올라선 것처럼 한국의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봉준호 감독님의 말을 증명해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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