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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과의 대화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Feat. 네이버 최수연 대표)

by Lee Jaehoon 2023.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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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에 개막한 세계지식포럼(World Knowledge Forum)에서 흥미로운 조합의 이름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와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이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인류'라는 주제로 대담을 나눈 것이죠.

출처 : 세계지식포럼(World Knowledge Forum)
 
먼저, 대담을 끝까지 지켜본 소감은 "최수연 대표님 참 힘드셨겠다" 입니다.
 
대담은 최수연 대표가 질문을 하고 워즈니악이 답변을 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워즈니악의 답변이 (제가 생각하기에는) 논조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다소 많았고,
대화의 티키타카가 원활하기보다는 일방적인 답변이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부분도 많았는데요.
과연 어떠한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참고
많은 의역과 요약이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유튜브 링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영상에서 대담은 59분부터 이어집니다.)
 
 
최수연 대표
많은 이들이 워즈니악과 같은 거인이 어깨에 올라타려고 하고 있습니다. 워즈니악에게 거인의 어깨는 누구였나요?

 

  • 스티브 워즈니악
일상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선구적인 역할을 했던 분들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폰 노이만, 아인슈타인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영감은 초기 애플을 발전시킴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최수연 대표
애플을 통해 PC의 시대, 모바일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제는 또 하나의 패러다임 전환인 AI를 목격하고 있는데요.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개인과 기업이 성공적인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 스티브 워즈니악
기술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고, 사람은 그 기술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됩니다. PC를 개발할 때에도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쥐여주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기술이 진일보할 때마다 더 많은 것을 가져다줍니다. 
 
AI 시대에 있어서 우리는 사람을 위한 것, 인류를 위한 것 그리고 무엇이 선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최근 Chat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나왔는데, 동시에 올바르지 않은 데이터에 대한 이슈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구글 AI 연구원 출신이자 컴퓨터계의 노벨상인 튜링상을 받은 제프리 힌튼도 이에 대한 규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딥페이크로 인한 스팸과 피싱도 발생하고 있고요.
 
그렇다면, 이러한 것들을 위해 우리는 어떤 것을 해야 할까요? AI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악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생성형 AI는 악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합니다.
 
또한, AI가 만든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고,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레이닝 되었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편견이나 잘못된 정보, 차별적인 정보를 피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람이 진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해석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최수연 대표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한국은 강력한 기술 생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네이버에서는 지속적으로 독자적인 AI 기술을 가지고 우리의 문화와 언어를 반영한 AI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가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애플과 그리고 업계 주도적인 기업 입장에서는 어떠한 기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 스티브 워즈니악
과거의 제품은 2~30년이 지나도 정상적으로 작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제품들은 기술의 발전을 명목으로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강요한다든지, 교체를 종용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기술이 완벽하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저는 전기차를 타면서 자율주행을 맡긴 적이 몇 번 있는데, 이 자율주행 기술로 인해 크게 사고가 날 뻔한 적도 많습니다. 따라서 기술과 사용성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합니다.



최수연 대표
AI 시대, 특히 생성형 AI 시대를 맞이하여 교육과 활용을 위해 많은 데이터와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재정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경쟁하는 데 있어 자금을 확보하고 투자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작은 기업들이 있는데, 이들이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스티브 워즈니악
저는 작은 규모의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해 성공하는 것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애플도 작게 시작했지만 메인프레임을 주력으로 하던 IBM을 제칠 수 있었습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마이크로칩을 가지고 하는 PC에 주목하지 않았지만, 애플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관련해서 트랜지스터의 발전, 실리콘 밸리의 발전, 소프트웨어의 발전 등을 예로 들면서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늘 탐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설명했습니다. )



최수연 대표
역사를 보면 하드웨어의 혁신이 소프트웨어의 혁신으로 이어졌습니다. ChatGPT의 경우에도 컴퓨팅 능력이 개선되었기 때문에 가능해졌던 것이죠. 그러면 앞으로 미래에 어떠한 하드웨어 혁신이 다음 세대의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까요?
 
  • 스티브 워즈니악
사실 한 세대 정도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애플에서도 신제품을 만들 때 1년 정도를 예상하고 만듭니다. 2년 이상 예측하기에는 변수가 굉장히 많아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핸드폰과 자동차의 역사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핸드폰이나 자동차의 경우 혁신이 계속되었다고 하나 근본적인 모습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자동차는 사람이 안에 탑승하여 4개의 바퀴로 굴러가는 모습은 10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은 것이죠. 이에 따라 우리가 휴대할 수 있는 디바이스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퀀텀 컴퓨팅의 경우 실질적으로 매일 사용할 수 있는 무언가에 적용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더 나은 AI를 만드는 것에 힘써서 더 AI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AI를 실수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더욱 완벽한 AI를 만드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수연 대표
마지막으로, 현재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제2의 워즈니악이 되고자 하는데 어떻게 창업가 정신을 키울 수 있을까요?
 
  • 스티브 워즈니악
한 가지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고 스타트업을 창업해서 영웅이 되겠다고 하면 여러분은 저에게 가장 소중한 분들입니다.
 
창업가 정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것, 과거의 생각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우리는 경제를 발전시켰고, 이 발전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늘 창출해왔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플랜B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어머니가 사고가 났다는 전화를 받았다면, 저는 꼭 컴퓨터 백업을 하고 병원 응급실로 뛰어가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만큼 백업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세계지식포럼 유튜브 영상 중 캡처
이상입니다.
 
지금까지 약 40분간 진행된 대담 내용을 정리해 보았는데요.
가장 중심이 되는 키워드를 하나로 꼽아보자면 '균형' 이었습니다.
 
기술과 사람 사이의 균형, 혁신과 규제 사이의 균형, 편리함과 안전 사이의 균형 등
모든 것에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며 거장의 관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워즈니악은 과거 해커로 활약하던 시절 자신의 이름을 따서 '더 워즈(Woz)' 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었는데요. 여기서 'Woz'가 'Wiz(마법사)'라는 단어와 비슷하여 '마법사'라 불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점차 해리포터의 해그리드와 비슷해져 가는 모습을 보니 정말 마법사가 되기로 한 것은 아닐지 잠시 엉뚱한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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