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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AI, 메타버스도 구할 수 있을까?

by Lee Jaehoon 2023.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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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의 등장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COVID-19으로 시작된 '언택트'라는 개념은 사람들을 가상 세계로 불러 모았습니다. 그중에 특히 메타버스는 기존에 있었던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새로운 기술인 것처럼 포장되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 변경 (출처 : Gettyimages)

 

수많은 언론 매체에서는 앞으로 몇 년간 메타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과 전망을 앞다퉈 내놓았고,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라고 바꾸면서 이러한 전망에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메타가 사명을 바꾼 뒤 약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메타버스는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있을까요?

 

 

데이터로 보는 메타버스의 흥망성쇠

 

 

우선 체감하기에 메타버스의 열기는 많이 누그러진 듯합니다. 관련해서 미국의 경제 전문 미디어 '인사이더(Insider)'에서는 'RIP Metaverse(메타버스의 명복을 빌며)'라는 제목으로 메타버스의 부진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정말 메타버스는 망해가고 있는 걸까요?

 

1) 주가 추이

 

관련해서 메타버스 열풍이 불 당시 관심이 높았던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살펴보겠습니다.

비교 기준은 메타가 사명을 바꾼 21년 10월 29일입니다.

 

 

 

보시다시피 3개 기업 모두 매우 높은 하락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유니티는 80%에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20~'21년은 주식의 열기가 뜨거웠던 시기였기에 단순 주가 비교만으로는 메타버스 시장의 흥망을 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주가만 본다면' 분명 메타버스의 대표 기업들이 이 전의 예측과 전망처럼 호황을 겪고 있지 않다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입니다. 

 

 

2) 성장세

 

주가만으로는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으니, 다른 통계자료를 살펴봤습니다.

 

로블록스는 '23년 4월 기준 일일 활성 사용자가 6,620만 명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고, 참여 시간은 26% 증가한 48억 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추정 매출 또한 15~21% 늘어난 2억 1,200만~2억 2,3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주가가 50% 이상 떨어진 것에 비해 로블록스의 성장세는 안정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유니티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23년 1분기 순이익은 2억 5,400만 달러(약 3,3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억 7,800만 달러 보다 크게 증가한 모습입니다. 더불어 2분기 매출이 5억 2,000만 달러(약 6,848억 9,200만 원)를 기록하고, 올해 최대 22억 달러(약 2조 8,976억 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3) 예측과 전망

 

또 하나의 재밌는 지표가 있습니다. 아래는 전 세계 다양한 기관의 메타버스 전망 자료입니다.

 

'메타버스 시장 규모 전망 데이터 모음 (출처 : DXtimes)'

https://dxtimes.co.kr/news/view/1065613860276875

 

내용을 살펴보면 메타버스의 예상과 전망이 천차만별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합해 보면 아직까지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고, 기준이 모호한 상태에서 저마다의 판단에 의해 전망을 내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정말 죽었나?

 

지금까지 살펴 본 대표 기업의 주가 추이, 성장세, 향후 전망 등을 종합했을 때 한 가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메타버스가 죽었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메타버스에 대해 통일된 정의 없이 언론과 미디어는 필요 이상의 예측과 전망을 쏟아내었고, 이로 인해 마치 메타버스가 신세계인 것처럼 과대포장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본 대중들은 저마다 상상하는 메타버스의 모습이 있었으나 이는 기업들이 공급하는 메타버스와 괴리가 있었기에 거품론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메타버스 거품론' 검색 결과 (출처 : 구글 검색)

 

 

이와 관련해 한국게임학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학교 다빈치가상대학장은 "메타버스의 몰락은 불분명한 실체와 이로 인한 무분별한 용어 남발이 자초했다"라며 "고품질 3D 그래픽, VR/AR에 한정했다면 모르겠으나 암호화폐/NFT 등과 결합해 이른바 '투자 키워드'로 떠오른 데다 저질 그래픽 플랫폼까지 너도 나도 '메타버스'를 내세우니 자연히 거품이 낀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필요했고, 다소간 시간이 흐른 지금 대중의 메타버스 이해도와 기업 간의 눈높이가 서서히 맞아가고 있는 시점으로 평가함이 맞을 것 같습니다. 대중들은 메타버스에 대한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고, 기업들은 부지런히 기술 개발에 매달린 결과입니다.

 

애초에 기대치만큼 성장한 적도 죽은 적도 없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생성형 AI와의 결합

 

안정세에 접어든 메타버스는 하나의 호재를 만납니다.

ChatGPT의 등장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생성형 AI와의 결합입니다.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세계가 발전하려면 가장 중요한 건 역시나 동시 접속자 수입니다. 그러나 초기에 사람들이 많이 없는 상태에서 접속자가 할 수 있는 활동 또한 제한적이라면 혼자서 멀뚱멀뚱 있다가 접속을 해제하게 되고, 사람이 모이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상세계 내에 흥미를 유발하고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이를 생성형 AI를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NPC(Non Player Character)를 생성형 AI로 만든다면 다양한 대화와 활동 등을 통해 초기에 사용자가 많이 없더라도 가상세계에서 머무를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하고, 머무는 시간이 늘면 이를 보고 다른 사용자의 유입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텍스트로 2D 이미지를 생성하고, 2D 이미지를 3D로 구현하는 2단계 프로세스로 구성 (출처 : 엔비디아)

 

 

또한 가상세계를 자유도 높게 채울 수 있는 이미지 생성형 AI 기술도 적극 적용할 수 있습니다.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제한된 가짓 수 내에서 선택하여 꾸미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를 통해 원하는 이미지나 건물 등을 직접 생성하여 적용한다면 자신만의 공간을 커스텀 하는 재미도 줄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세계적인 기관에서도 저마다 다른 전망을 내놓는 마당에 제가 감히 메타버스의 미래를 점치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 같습니다. 다만, 앞으로 성장폭의 차이가 있을 뿐 메타버스가 분명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활용되는 것 외에도 실제 환경을 그대로 가상세계에 옮기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활용한다면 제조업, 건설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최적화를 위한 시뮬레이션 환경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물리적인 거리를 좁혀 교육의 장벽을 허무는 일도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생성형 AI가 IP(지적재산권), NFT 등과 결합된다면 가상세계 내에서 새로운 경제 체계 구현이 가능해져 대중이 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처럼 메타버스를 비롯한 가상세계가 품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그만큼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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